생물정보학(바이오인포매틱스)

[52일차] 자가면역질환과 장내미생물 : 자가면역 발생 원인, Prevotella histicola, 류마티스 관절염

과학커뮤니케이터 TKM 2025. 4. 14. 08:55

 

 

이번 글에서도 질병과 장내미생물 간의 관계에 대한 정리를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지금까지 저는 당뇨병, 감염 및 염증성 질환, 암과 장내미생물 간의 관계에 대해 다루어보았습니다.

 

 

[51일차] 암(cancer)과 장내 미생물 : 암의 원인 및 종류, Fusobacterium nucleatum, 그리고 Anti PD-1 therap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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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자가면역질환과 장내미생물 간의 관계를 간단하게 정리해보겠습니다. 먼저 자가면역질환이 무엇인지 부터 알아보겠습니다.

 

출처 : 챗GPT

 

 

자가면역질환(Autoimmune Diseases)은 말그대로 우리 몸의 면역체계가 자신의 몸에서 유래한 항원(세포)을 외부 항원으로 인식하고 공격하여 나타나는 질환을 말합니다. 책3)에서는 '자가면역'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합니다. 

 

 

간단히 말해 자가면역은 T세포와 B세포가 자신의 단백질을 적으로 인식하는 현상이다. 자가 항원 즉, 자기가 항원이 되는 것이다. 자가 항원은 예컨대 간세포 표면에 있는 단백질일 수도 있고, 인슐린처럼 생명을 유지하는데 중요한 분자일 수도 있으며, 신경 세포의 구조물일 수도 있다. 3)

 

 

본래 자가 항원을 인식하는 T세포와 B세포는 성숙과정에서 대부분 사멸하게 됩니다. 그러나, 우리 몸의 림프구들(T세포, B세포)은 셀 수 없이 많으며, 먼 미래에 지구에 도달할 항원까지 인식할 수 있을 정도로 셀 수 없이 다양한 항원 인식 수용체(TCR, BCR)들을 만들어냅니다. 그리고 그러한 수용체를 가진 림프구들은 수많은 단백질들, 그리고 수많은 세포들 간의 복잡한 상호작용이 끊임없이 이루어지는 공간에서 끊임없이 만들어지고 활동합니다. 따라서 면역계의 활동에서 자기를 타자로 인식하는 그런 오류의 확률을 완전히 배제하긴 어렵습니다. 심지어 무엇이 오류고 무엇이 정답인지도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죠. 암처럼 '자기'가 문제가 될 수도 있으니까요. 그만큼 우리 몸을 공격하는 면역세포들은 자신의 세포를 외부 항원으로 인식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문제는 이러한 확률이 요새들어 늘어나고 있다는 것입니다. 

 

 

침입자로부터 우리를 보호하는 일을 쉴 새 없이 하다 보니, 면역계는 때로 실수를 저지르고, 무해한 세포를 공격하기도 한다. 면역세포가 매일 하는 일이 얼마나 많은지를 생각하면, 오류율은 사실 아주 낮은 셈이다. 그렇지만 역설적이게도 다발경화증, 루푸스, 관절 류머티즘, 크론병 등 많은 불편한 형태의 자가면역 질환들이 보여주듯이, 자신의 면역계가 자신을 공격하는 바람에 고통을 겪는 사람들이 아주 많다. 인구의 약 5퍼센트는 어떤 형태로든 자가면역 질환을 앓고 있다. 매우 높은 편이며, 게다가 효과적인 치료법의 개발 속도보다 훨씬 더 빠른 속도로 환자가 늘고 있다. 1)

 

2023년 유럽류마티스학회(EULAR2023)의 발표에 따르면, 고빈도 자가면역질환 19종의 유병률은 약 10%이고, 자가면역질환의 환자 수는 지난 20년 간 4% 증가했다2)고 합니다. 이렇듯 자가면역질환 환자 수가 늘어나는 이유에 대해 항생제 남용에 따른 장내 미생물 고갈로 우리가 온갖 자가면역 질환에 더 취약해지는 것일 수 있다는 의견1)도 있지만, 원인은 여전히 모호한 상황입니다. 보다 큰 문제는 자가면역질환은 완치가 어려워 평생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자가면역질환은 어떻게 해서 발생하는 걸까요? 다시 말해, 우리 몸의 면역세포는 어떤 이유로 우리 몸의 자가 항원들을 외부 항원들로 인식하여 공격하게 되는걸까요? 이에 대해 설명한 면역 책3)을 정리해보겠습니다.

 

출처 : 챗GPT



먼저 자가면역이 발생하려면 우리 몸을 구성하는 세포가 유전적인 요인에 의해 자가 항원과 쉽게 결합할 수 있는 특정 MHC 대립유전자를 가져야 합니다. MHC 유전자는 개인마다 다르며, 따라서 선천적인 자가면역 질환 발생 위험 또한 사람마다 다릅니다. 두번째로, 자가 항원을 인식하는 T세포와 B세포가 몸속에서 만들어진 뒤 흉선과 골수에서 이뤄지는 음성 선별(negative selection)을 통과해 말초조직까지 살아남아야 합니다음성 선택에 있어 '자가 항원'이 무엇인지 알려주고자 조직 특이 단백질의 발현을 촉진하는 전사인자인 AIRE(auto immune regulator) 단백질은 우리 몸의 모든 자가 항원을 림프구들에게 알려주지 못할 수 있기에 자가항원에 반응하는
일부 림프구들이 죽지 않고 체내를 순환할 수 있습니다. 셋째, 이렇게 살아남은 자가 반응 림프구가 감염이나 조직 손상과 같은 자극을 받아 활성화되어야 합니다. 이 경우 자가 항원-펩타이드를 제시(보통 수지상세포)하는 MHC를 인식한 조력T세포가 활성화되고, 이어서 동일 항원을 인식하는 B세포와 세포독성T세포가 자극되어 체액성(항체 분비) 및 세포성(세포독성T세포 매개) 면역 반응이 일어나 결국 자신의 조직을 공격하게 됩니다. 그렇게 자가면역질환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한 예로, 자가 반응 림프구들이 활성화되어 췌장 내 랑게르한스섬의 베타세포를 공격하면 베타세포가 분비하는 인슐린을 생성하지 못하게 되어 '제1형 당뇨병'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당뇨병에 대한 설명은 아래 글 참조). 


 

[49일차] 당뇨병(diabetes mellitus)과 장내미생물 : 제1형 당뇨병, 제2형 당뇨병

안녕하세요, 이번 글에선 저번 글에 이어 '질병과 장내미생물'에 대한 내용을 정리해보고자 합니다.  [48일차] 개요, 장내 미생물과 숙주 면역계 간의 상호작용에 대하여 (+ 항생제의 위험성)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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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자가 반응성 림프구는 어떤 이유로 활성화되게 되는 걸까요? 우리 몸이 완벽하지 않고 수 없이 많은 항원을 인식하는 림프구가 만들어지니 자가 반응성 림프구가 우연히 만들어져 어쩌다 보니 살아남을 수 있는 건 어느정도 이해가 됩니다. 그러나 그렇게 만들어진 자가 반응성 림프구가 활성화되려면 우리 몸의 선천 면역체계가 자가 항원을 외부 항원으로 인식하고 '경고 신호'를 보내야 합니다. 물론 우리 몸의 세포가 특정 유전적 요인에 의해 자가 항원과 쉽게 결합하게 되는 그런 특징을 가지고 있을 수 있어서이기도 하겠지만, 우리 몸의 면역시스템은 아무때나 활성화되어 경고 신호를 보낼 정도로 단순하지 않습니다. 아무때나 경고 신호를 보냈다면 우리 몸의 기능은 매일 끊임없이 체내에 들어오는 음식을 외부 침입자로 인지하게 되어 '만성 염증'으로 매순간 망가졌을테니까요. 그만큼 우리 몸의 면역 시스템(ex. 염증)은 외부 항원이 몸 안에 들어온다고 해도 쉽게 활성화되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선천면역체계가 자가 항원을 외부 항원으로 인식하여 활성화되는 요인으로 추정되고 있는 건 몇 가지가 있다고 한 강의11)에서는 소개하는데요. 첫째로, 특정 조직에 있던 항원이 방출되었을 경우입니다. 구체적으로, '뇌'와 같은 면역 반응이 잘 이루어지지 않은 부위에서의 '자가 항원'이 외상이나 바이러스 감염으로 순환 면역계에 노출되면 그 항원을 자기 항원으로 학습하지 못한 림프구들이 외부 항원으로 인식해 공격을 가할 수 있습니다. 또한, 바이러스나 세균의 항원에 의해 다양한 B 세포 클론이 활성화되면 조력T세포의 도움 없이도 자가 항원에 대한 IgM을 분비하는 B세포의 클론이 활성화될 수도 있습니다. 이외에도 외부 항원이 자가 항원과 비슷한 구조를 가졌을 경우, 자가 항원에 반응하는 림프구가 활성화될 수 있습니다. 특히, 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자가면역질환에서 이러한 경우가 발생합니다. 

 

 

자가 항원과 아주 비슷한 항원을 갖는 바이러스가 있다. 바이러스는 몸속에 들어와 병원체로서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한다. 민간인 세포, 대식세포, 수지상세포는 사이토카인을 엄청나게 분비해 염증을 일으킨다. 수지상세포는 바이러스 항원의 표본을 수집한다. 공교롭게도 바이러스 항원은 자가 항원과 아주 비슷하게 생겼다. 전쟁터 주변에 있는 모든 세포가 이 항원에 자극 받아 더 많은 제1형 MHC 분자를 만들어내고 더 많은 내부 단백질을 전시한다. 가장 가까운 림프절에서 수지상세포는 적의 항원과 아주 강하게 결합하는 조력 T세포나 살해T세포를 찾아낸다. 그런데 이 항원은 자가 항원과 아주 비슷하기 때문에 T세포 수용체는 바이러스 항원과 비슷한 자가 항원에도 그런대로 잘 결합한다. 살해 T세포는 전쟁터로 달려가 감염된 세포를 죽이기 시작한다. 이때 감염된 세포뿐만 아니라 자가 항원을 지닌 건강한 세포, 즉 바이러스 항원과 비슷한 항원을 쇼윈도에 진열한 건강한 세포까지 찾아내 죽여 버린다.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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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세포 표면에 있는 TCR(T cell receptor)들은 특정 항원만 인식할 수 있습니다. 즉, 하나의 T세포는 한 가지 항원만 인식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꼭 그런건 아닙니다. TCR들은 한 가지 특이적 항원을 인식하는데 매우 뛰어나면서도 정확히 동일하지 않아도 그 항원과 비슷한 다른 항원을 그런대로 인식할 수 있다3)고 합니다. B세포의 BCR들(B cell receptor)도 마찬가지입니다. 따라서 B세포 또한 외부 항원과 비슷한 자가항원을 BCR로 인식해 MHC 클래스 2 분자에 자가항원 펩티드를 제시하고, 같은(혹은 유사한) 자가항원을 인식할 수 있는 조력T세포가 BCR의 친화도 성숙을 돕습니다. 그렇게 B세포는 형질세포가 되어 자가항원에 친화도 높게 결합할 수 있는 자가항체를 분비하게 됩니다. 물론 이는 수지상세포가 림프절 속 셀 수 없이 많은 림프구들 중 딱 맞는 항원만 인식하는 림프구(T세포, B세포)를 찾지 않아도 그런 대로 인식하는 림프구를 신속하게 찾아 빠르게 감염에 대항할 수 있도록 해줍니다. 잠재적 위험에 대해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는 생명체의 생존 확률이 더 높기 때문이죠. 호랑이 그림자가 나타났는데 그게 진짜 호랑이인지 기다리다가 호랑이에게 잡아먹힐지 모릅니다. 이처럼 면역계도 어느정도 위험한 요인으로 인식되면 그런대로 위험이라 인식하여 후천면역을 활성화하는 걸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이에 대한 부작용으로 우리는 바이러스 항원과 유사한 자가 항원을 인식하는 림프구들을 활성화시킬 수 있습니다.

 

 

정확히 어떻게 감염이 자가면역질환을 일으킬까? 면역학자들은 분자 모방(molecular mimicry)이라는 개념을 지지한다. 미생물의 항원이 우리 자신의 세포 단백질 즉, 자가 항원과 비슷한 형태를 띨 수 있다는 뜻이다. 물론 이런 일은 우연히 생길 수 있다. 3)

 

 

대부분의 림프구들은 감염에 대한 대항을 마치고 나면 스스로 사멸합니다. 그리고 우리 몸은 새로운 자기 세포(ex. 상피세포, 면역세포)들을 만들어냅니다. 문제는 림프구 중 일부(약 10%)가 죽지 않고 기억세포가 되어 자가반응성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기억세포들(기억T세포, 기억B세포)은 앞서 대항했던 항원을 또 다시 마주치면 수지상세포를 거치지 않고 바로 effector 세포독성T세포(CD8+ T cell)가 되거나 형질세포가 되어 강력한 세포성(세포자멸사 유도) 혹은 체액성(항체 분비) 면역을 수행할 수 있게 됩니다.

 

그렇게 우리 몸의 조직들은 복구가 된 후에도 다시 후천면역계로부터 공격을 받게 되고, 다시 복구하더라도 또 공격받는 그러한 악순환이 반복되어 만성염증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자가면역반응을 완전히 억제하기 위해선 이론적으로 수천억개의 림프구 중 자가 항원을 표적으로 하는 극소수의 기억 세포를 골라내 죽여야 한다3)고 합니다. 이러한 전략은 아직 불가능하기에 자가면역질환의 완치는 어려우며, 그보다는 염증을 억제하는 약제를 통해 자기 몸에 대한 공격을 줄어들게 하곤 합니다. 문제는 면역 억제는 감염에 취약하게 할 수 있다는 것이죠. 또한, 스테로이드 같은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는 면역계의 기능을 변화시켜(면역 억제 유도) 장내미생물의 균형을 깨뜨릴 수 있다10)고 알려져 있습니다.

 

 

 

[50일차] 감염 및 염증성 질환과 장내 미생물 : Clostridioides difficile, SARS-CoV-2, IBD(Inflammatory Bowel Diseas

안녕하세요, 이번 글에선 저번 '당뇨병과 장내 미생물'에 대해 다룬 글에 이어 '감염 및 염증성 질환과 장내 미생물'에 대해 다뤄보겠습니다.   [49일차] 당뇨병(diabetes mellitus)과 장내미생물 : 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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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우리 몸의 면역 시스템은 자가 반응성 림프구를 억제하기 위한 여러 자연적 조절 장치를 갖추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장을 비롯한 말초 조직에 분포하는 조절T세포(Treg)는 조력T세포의 증식 및 분화를 억제하고 수지상세포(DC)의 활성화를 낮추는 등 항염증 작용을 통해 자가 반응성 림프구들이 조직을 공격하지 못하도록 합니다. 자가 반응성 T세포가 항원은 인지하지만 보조 자극이 부족해 기능이 정지되는 '아네르기(anergy, 외부 물질에 몸의 방어 기전이 발동하지 않는 것)'도 중요한 안전장치입니다. 또한, 수지상세포가 '위협이 없다'는 신호를 전달해 후천면역계가 정상 조직을 공격하지 않도록 유도하거나, 우연히 만난 자가반응성 T세포를 직접 억제해 말초 관용(peripheral tolerance)을 강화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면역계의 정교한 조절 기전을 깊이 이해한다면 자가면역질환의 근본적인 원인을 파악하여 단순히 염증을 완하는 수준을 넘어 자가면역질환을 확실하게 치유할 전략을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물론 시장 논리만으로는 이러한 연구가 충분히 이루어지기 어려우므로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겠죠.

 

오늘 글의 주제는 사실 '자가면역질환과 장내미생물 간의 관계'입니다. 제가 아는게 많이 없어 짧게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장내 미생물의 균형은 체내 면역 항상성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따라서 장내 미생물 조성의 변화나 다양성 감소는 면역계의 발달과 조절 기능의 문제 즉, 면역 불균형을 야기할 수 있고, 그로 인해 자가면역질환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실제로 장내 미생물 군집의 불균형(Dysbiosis)은 류머티스 관절염(rheumatoid arthritis), 다발성경화증(multiple sclerosis) 등 다양한 자가면역 질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4)고 하는데요. 예로, 한 연구5)에서는 자가면역질환인 류마티스 관절염(RA) 환자와 골관절염(osteoarthritis) 환자의 장내미생물 조성을 비교한 결과 류마티스관절염 환자에서 프리보텔라(Prevotella) 종과 같은 유해균들은 비정상적으로 증가하고, 비피도박테리아(Bifidobacterium)와 박테로이데스(Bacteroides) 과(families)의 유익균들은 감소되었음을 확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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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논문에 대해 요약 정리한 챗GPT 딥리서치가 말하길, "장내 세균이 생성하는 효소에 의해 자가항원이 변형되거나(시트롤린화 등), 장점막 투과도 증가와 Th17 세포 자극 등이 일어나 자가면역 반응을 촉진하는 기전이 작용되었을 수 있음을 시사하는 연구결과"라고 설명합니다. 실제인진 모르겠지만 장내 세균이 자가항원을 변형해 면역계가 외부항원으로 인식하게 할 수 있다는 점이 흥미롭습니다. 장내 세균은 인간 게놈에 암호화되지 않은 효소를 암호화하는 것은 물론, 각 효소들은 담즙산처럼 장에서 숙주의 단백질들을 변형시킬 수 있는 역량을 갖춘 만큼 어느정도 일리가 있어 보입니다. 물론 진짜인지 확인하는 건 후속 연구가 필요해보입니다(후속 연구가 진행되었지만 제가 모르고 있는 걸 수도 있습니다).

 

장점막 투과도 증가와 Th17 세포 자극 같은 경우엔 '과도한 염증반응'의 특징이죠. 앞서 살펴봤듯 장내미생물 불균형으로 병원균이 증가하면 장 점막 투과도 증가, Th17 매개 염증반응 등 과도한 염증 반응이 유도될 수 있는데요. 그렇게 되면 자가 반응성 림프구가 활성화될 확률이 높아지겠죠. 수지상세포가 병원균의 펩티드 조각은 물론, 염증 반응으로 죽은 장 상피세포의 조각을 림프절에 있는 T세포에게 제시할 수 있을테니까요. 또한, 죽은 장 상피세포의 조각이 림프절로 흘러들어가 항원제시세포인 B세포에게 인식될 수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B세포는 그 항원의 조각을 잘라 MHC 클래스 2 분자에 제시하며 조력T세포의 활성신호를 기다릴 것이고, 활성화되는 순간 장 상피세포에 대항하는 자가 항체가 분비될 것이고, 세포독성T세포까지 활성화되면 장 상피세포가 MHC 클래스 1에 제시하는 자가항원을 인식해 건강한 장 상피세포의 세포자멸사를 유도할 수 있습니다.

 

물론 항상 과도한 염증 반응이 자가반응 림프구를 활성화하여 자가면역질환으로 이어지게 하는 건 아닐 겁니다. 그럼에도 또 다른 연구6)에서는 초기 류머티스 관절염 환자의 경우 대조군에 비해 프리보텔라 코프리( Prevotella copri) 군이 더 풍부함이 나타났다고 합니다. 본 연구진은 이러한 연구 결과는 프리보텔라 코프리가 장벽의 투과성을 변화시켜 세균의 체내 침투를 야기해 염증반응을 가속화시킴으로써 관절염 발병에 기여할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결과6)라고 밝혔습니다. 물론 자가면역질환의 예방에 도움이 되는 장내 세균도 존재합니다. 동물모델을 대상으로 한 연구7)에서 또 다른 프리보텔라 종인 프리보텔라 히스티콜라(Prevotella histicola)가 염증성 사이토카인(IL-13, IL-17)*에 대한 잠재적 조절 효과를 가지는 것은 물론, 조절T세포(Treg)의 기능을 촉진함으로써 항염증 반응을 유도하여 자가면역질환인 콜라겐 유도성 관절염(collagen-induced arthritis, CIA)을 예방하고 치료할 수 있음을 증명했습니다. 다만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 연구는 아직 초기 단계이며, 어떤 균주를 어떤 환자에게 투여해야 최적의 효과를 볼 수 있을지 등에 대한 더 많은 연구가 요구된다고 합니다. 무엇보다 지난 질병과 장내미생물 간의 관계에서처럼 본 장내미생물 조성이 질병의 원인이 되는지 결과가 되는지는 불분명하니까요. 국내 연구진들도 염증 억제를 통한 관절염 치유 기전에 대해 연구 결과를 5년전 쯤에 발표해 기사화되기도 해서 가져와보았습니다.

 

* 참고로 Th17세포가 만드는 대표적인 염증성 사이토카인인 IL-17과 Th2 사이토카인으로 알려진 IL-13은 연골파괴 효소(MMP)의 생성을 자극해 CIA 같은 류머티스관절염의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가톨릭의대, 관절염 자연치유 기전 최초 규명

[데일리메디 한해진 기자]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은 창의시스템의학연구센터장 김완욱 교수 연구팀이 관절염이 인체 내에서 어떻게 스스로의 힘으로 자연 치유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연구 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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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보텔라 히스티콜라(P. histicola)는 식이섬유를 발효해 SCFA를 만드는 균8)으로도 알려져 있는데요. 앞서 말했듯 SCFA는 조절T세포 증식 및 분화, 항염증 사이토카인 생산 등을 통해 항염증 기능을 유도해 면역계 항상성을 유지하는데 기여하는 물질입니다. 그리고 건강한 장내미생물 군집에서는 SCFA 생성 균주가 장 내에서 지속적으로 SCFA를 공급해줄 수 있죠. 이러한 일환으로 최근 장내미생물 균형을 조절하여 자가면역질환을 완화하려는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예로, 전신성 홍반루푸스(SLE)나 RA 환자의 염증 지표를 개선하거나 면역 균형을 회복하는데 있어 프로바이오틱스의 잠재력이 대두되었다9)고 합니다. 허나, 어떤 균주를 투여해야 장내미생물 균형이 회복되어 류마티스 관절염과 같은 자가면역질환 치유에 도움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해선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해보입니다. 결국 어떤 질환이든지 간에 장내미생물 조성과 연관이 있다면 장내미생물 균형을 회복시키는 방향으로 질병 예방 및 치료 전략을 잡아가는 듯 합니다. 마지막 글에서는 뇌질환과 장내미생물 간의 관계에 대해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참고자료

 

1) 빌브라이슨 저자, 이한음 옮김, 바디(The Body), 까치, 2020

 

2) 박지영 기자, 류마티스 내과. "인구 10% 자가면역질환, 20년새 4% 증가", 2023, URL : https://www.medical-tribune.co.kr/news/art icleView.html?idxno=201299

 

3) 필리프 데트머, 강병철 옮김, 면역(IMMUNE), 2021

 

4) Paul JK, Azmal M, Haque ASNB, Meem M, Talukder OF, Ghosh A. Unlocking the secrets of the human gut microbiota: Comprehensive review on its role in different diseases. World J Gastroenterol 2025; 31(5): 99913    

 

5) Lee JY, Mannaa M, Kim Y, Kim J, Kim GT, Seo YS. Comparative Analysis of Fecal Microbiota Composition Between Rheumatoid Arthritis and Osteoarthritis Patients. Genes (Basel). 2019 Sep 25;10(10):748.

 

6) Jose U ScherAndrew SczesnakRandy S LongmanNicola SegataCarles UbedaCraig BielskiTim RostronVincenzo CerundoloEric G PamerSteven B AbramsonCurtis HuttenhowerDan R Littman (2013) Expansion of intestinal Prevotella copri correlates with enhanced susceptibility to arthritis eLife 2:e01202.

 

7) Marietta EV, Murray JA, Luckey DH, Jeraldo PR, Lamba A, Patel R, Luthra HS, Mangalam A, Taneja V. Suppression of Inflammatory Arthritis by Human Gut-Derived Prevotella histicola in Humanized Mice. Arthritis Rheumatol. 2016 Dec;68(12):2878-2888. 

 

8) Balakrishnan B, Luckey D, Bodhke R, Chen J, Marietta E, Jeraldo P, Murray J, Taneja V. Prevotella histicola Protects From Arthritis by Expansion of Allobaculum and Augmenting Butyrate Production in Humanized Mice. Front Immunol. 2021 May 4;12:609644. 

 

9) Wang Xinyi , Yuan Wei , Yang Chunjuan , Wang Zhangxue , Zhang Jin , Xu Donghua , Sun Xicai , Sun Wenchang, Emerging role of gut microbiota in autoimmune diseases, Front. Immunol., 03 May 2024

 

10) 데이비드 펄머터, 윤승일/이문영 옮김, 장내세균혁명, 지식너머, 2016